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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포의 명가, 다크캐슬 엔터테인먼트 2007년 4월 No.62 더보기
<예언자> 리뷰 19살 소년이 감옥에서 완성한 ‘나쁜 교육’ 는 19살 아랍계 소년 말리크(타하르 라힘)가 갓 교도소에 도착하는 장면으로 문을 연다. 말리크는 경찰폭행으로 6년형을 선고받았고, 이제 소년원을 떠나 어른들과 함께 복역해야 한다. 이 장면에서, 우리는 154분의 긴 러닝타임 중 주인공의 가장 순수한 얼굴을 접하게 된다. 비록 범죄를 저질러 감옥에 왔지만, 말리크는 아직 비열한 세계에 물들지 않았다. 그는 가족도, 친구도 없으며, 아랍인으로서의 정체성이나 도덕적 딜레마를 알지 못한다. 말하자면, 말리크는 현재 백지상태다. 감옥을 평정하던 코르시카계 갱 두목 루치아니(닐스 아르스트럽)가 그를 눈여겨본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말리크의 순수성이 훼손된 시점은, 루치아니의 강요로 같은 아랍인 레예브(히켐 야코비)를.. 더보기
아마존에서 보낸 한철 의 김진만, 김현철 PD 인터뷰 지금 대한민국에서 김진만, 김현철 PD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MBC 창사 특집 다큐멘터리 에 이어 에서 다시 한번 지구의 눈물을 이야기한 이들은, 이번에는 사라져가는 아마존에 대해 경고했다. 이미 이들의 눈물겨운 고생담과 아마존에서의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잘 알려졌지만, 아직도 들을 이야깃거리는 무궁무진하다. 3월25일 극장판 개봉을 앞두고, 이 쾌활한 두 PD들을 만났다. PROLOGUE 제작비 15억 원, 제작기간 250일. 얼핏 어마어마한 물량처럼 들리지만, 사실 ‘명품 다큐’ 을 완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예산이었고, 엄청나게 살인적인 스케줄이었다. 그러나 기적처럼 아마존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겠다는 이들의 희망은 실현됐다. 다큐로서는 이례적으로 시청률 .. 더보기
연대의 힘을 믿는 몽상가, 신동일 감독 신동일 감독의 주인공들은 시한폭탄을 연상시킨다. 그들은 항상 결핍되어 있고, 해소되지 않는 그 무엇 때문에 고통스러워한다. 하지만 세상은 위로는커녕, 해피엔딩의 희미한 가능성마저 일축시켜버린다. 이때 이들을 구원하는 건, 사람이고 관계다. 정치적 신념이나 피부색이 달라도, 관계는 어떤 식으로든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주노동자와 10대 소녀의 기묘한 로맨틱 코미디 가 그걸 증명했다. 뒤늦게 데뷔해 이제 세 번째 문제작을 내놓은 신동일 감독. 조금은 낯선 그의 영화들을 보면서, 문득 신동일이란 사람이 궁금해졌다. 그는 고집스런 현실주의자일까, 아니면 유연한 몽상가일까? 를 본 관객들은 희망을 느꼈다. 이주노동자 카림은 부도덕한 고용주에게 1년치 월급을 떼먹힌 채 고국으로 추방됐지만, 그리하여 ‘.. 더보기
상상력의 대가, 미야자키 하야오 “상상에 빠져 있다가 엄마 아빠한테 혼난 적이 있니? 기죽지 말고 열심히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는 거야. 너희들의 상상이 곧 우리들의 미래가 될 테니까.” 무한경쟁사회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해준 어른이 있었다. 너무 일찍 자라버린 사람들에겐 잊고 있던 동심을, 아파트 숲에서 질식 상태에 놓인 아이들에게는 눈부신 대지를 선사한 할아버지.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부이자 지브리 스튜디오의 수장, 미야자키 하야오다. 미야자키의 애니메이션을 접해본 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달콤한 환각에 빠져봤을 것이다. 푸른 하늘 사이를 유유히 흘러가는 구름, 그 아래로 넘실거리는 형형색색의 바다, 벼가 무럭무럭 익어가는 황금빛 들판, 그리고 그 사이 어딘가에 한가롭게 앉아있을 나 자신. 혹시 아나? 숲의 정령 토토로나 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