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ortpolio/ryucat

불과 얼음 속에서 탄생한 나라_아이슬란드 불과 얼음 속에서 탄생한 나라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과 빙하의 침식이 만들어 낸 땅, 북대서양 한가운데 외따로 떨어진 아이슬란드는 얼음 벌판과 화산암 사막, 짧은 풀과 이끼가 자라는 툰드라 대지로 이루어진 섬이다. 여전히 살아 있는 화산과 거대한 빙하가 만들어 내는 이 섬의 황량한 모습은 마치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을 보고 있는 듯한 인상을 풍긴다. 하지만 그 풍경 속에는 1000여 년 동안 척박한 자연 환경에 적응하며 이 땅을 가장 살기 좋은 나라로 가꾸어 온 사람들의 체취가 섞여 있다. 태초에 긴눙가가프라 불리는 공허가 있었다. 텅 비어 아무 것도 없는 공간인 긴눙가가프를 사이에 두고 북쪽에는 눈과 얼음이 지배하는 영역이, 남쪽에는 불이 지배하는 영역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북쪽에서 얼어붙은.. 더보기
GOURMET TRAVELER_THAI FOOD 낯선 땅에 도착했다는 것을 느끼는 데는 오감이 동원되기 마련이지만, 열대 도시 방콕의 첫인상은 그 땅의 대기로부터 왔다. 강렬한 태양의 열기와 바다로부터 밀려온 물기로 가득 차, 숨을 쉴 때마다 느껴지는 공기의 밀도는 서울에서보다 두 배쯤은 높은 듯했다. 하지만 그 기운은 단지 온도와 습도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방콕의 대기 속에는 태국 특유의 허브와 향신료들의 내음이 배어 기분 좋게 낯선 분위기를 자아냈다. 글 류한원 사진 제리 레드펀 태국 음식을 맛보기 위해 방콕에서 보낸 며칠 동안, 거리에 작은 테이블을 놓고 음식을 파는 사람들과 서로 말이 통하지 않는 와중에도 꼭 오갔던 대화가 있다. 그네들이 고추를 들어보이며 “맵지 않게 해줄까?”로 짐작되는 말을 할 때 나는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호기 좋게.. 더보기
RF 카메라의 매력 RF 카메라를 부탁해 내 맘대로 되지 않아 애를 태우던 그녀가 때로 감동적인 모습을 보여줄 때 느끼는 매력은 쉽게 길들여져 권태로움을 주는 상대에 비교할 수 없다. 내 손에 길드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나를 길들이는 기계, 기본기에 충실한 RF가 바로 그런 카메라다. ‘똑딱이’ 카메라가 아닌 수동 기능을 갖춘 카메라를 갖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많은 이들이 자연스레 눈 돌리는 곳은 SLR 카메라다. 싱글 렌즈 리플렉스인 SLR 기종은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촬영하기 쉽고 선택할 수 있는 렌즈의 종류도 많다. 하지만 사진을 업으로 하지 않는다면 다양한 기능을 과연 얼마나 사용할까. 그리고 어차피 생활 필수품이 아닌 이상에야 카메라를 사용할 때는 일차적인 편리함을 뛰어넘는 이유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 더보기
<별이 전하는 말> 中 프롤로그 항상 자신이 어떤 것을 선택해야 더 좋을지, 더 행복해지는 길일지 망설임 없이 결정하는 사람이 있을까? 사람마다, 그리고 그 결정이 지닌 영향력이 어느 정도이냐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선택이나 결정 앞에서는 겁이 난다. 오늘 저녁에 무엇을 먹을까, 어떤 색의 티셔츠를 살까, 친구랑 무엇을 하고 놀까. 이 정도는 가볍다. 이 사람과 잘 지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앞으로 어떤 일을 하는 것이 좋을까, 나에겐 어떤 재능이 있는 걸까, 라는 질문들로 옮겨가면 슬슬 마음이 무거워진다. 우리가 자신보다 더 강하고 똑똑한 누군가의 의견에 기대려 할 때 마음 속에서 작용하는 것은, 바로 ‘결정에 대한 두려움’이다. 굳이 대단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도 없다. 사소해 보이지만 정작 개인에게 가장 중요.. 더보기
단순한 기술이 좋다 얼리어답터, 프로슈머가 미덕인 세상. 하지만 때로는 눈 돌아가게 발전하는 신기술이 피곤하다. 꼭 새로운 디지털 기술에 발 빠르게 적응해가야 하는 걸까? 25년 쯤 전에는 매일 밤 기계식 타자기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 활자가 실린더 위에 놓인 종이를 때리는 소리, 땡 하고 울리며 다음 줄로 내려가는 소리. 아버지 타자기는 가끔 장난감으로 둔갑하기도 했는데, 그러면서 타자를 배웠다. 타자기는 불편했다. 수정을 하려면 수정액을 쓰거나 새 종이를 끼워 처음부터 다시 타자를 하는 수밖에 없고, 문장을 잘라 다른 자리에 붙이기나 자동 맞춤법 검사 같은 건 기대도 안했다. 그러다 어느 때인가 기계식 타자기는 전동식 타자기로, 다시 워드 프로세서로 바뀌더니 드디어 컴퓨터가 책상 위를 차지했다. 그 시절 한글 1...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