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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위크

청춘에게 면죄부를 허하노라 드라마 에 끌릴 수밖에 없는 이유 진화한 건 왕자커피숍의 인테리어만이 아니었다. 가군과 나양은 남장여자 해프닝을 넘어 평범한 연인이 됐고, 10년 커플 A군과 B양도 막 연애의 위기를 하나 넘었다. 순정만화의 온갖 클리셰를 끌어왔지만, 그 안에서 트렌디드라마의 새 문을 연 . 여기에는 너무 달지만 쉽게 뿌리칠 수 없는, 청춘의 절정이 있다. 따지고 보면, 은 1회부터 판타지였다. 먹어도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우리의 여주인공 고은찬(윤은혜). 칼로리 덩어리 자장면을 몇 그릇씩이나 후루룩 마셔도, 잠자기 전 아무리 아이스크림을 퍼먹어도, 그녀는 절대 살이 찌지 않는다. 카페라테와 무설탕 아메리카노 사이에서 고민하던 김삼순의 처절함을, 고은찬이 알 리가 없다. 그녀가 사는 공간도 마찬가지다. 일찌감치 근로청.. 더보기
야구 읽어주는 남자 D-5. 이 글을 쓰는 지금, 나는 2010 프로야구 개막을 5일 앞두고 있다. 총 47개의 시범경기에만 17만 명의 관중이 다녀갔다고 하니, 정규 시즌이 시작되면 그 열기가 어떨지 상상이 안 간다. 얼마 전, 나도 목동구장에 시범경기를 보러 간 적이 있다. 진눈깨비가 사정없이 휘날리는 미친 날씨였다. 그런데도 구장 안은 회사에서 땡땡이 친 중년들과 시범경기 때부터 기록일지를 써내려가는 할아버지, 목이 터져라 육성응원을 하는 젊은이들 등 겨우내 야구에 굶주린 사람들로 빽빽했다. ‘토미 라소다’라는 메이저리그의 한 영감님이 이렇게 말했다지? “1년 중 가장 슬픈 날은 야구가 끝나는 날”이라고. 그의 말대로, 11월부터 2월까지는 야구팬들에게 암흑기다. 그 암울한 겨울잠의 시기가 지나고, 드디어 봄이 찾아왔.. 더보기
故 천지호 언니를 추모하며 사랑했던 천지호 언니, 언니가 이 지랄맞은 세상을 떠난 지 어느덧 다섯 밤이 지났수. 그 사이 대길이는 언니 무덤에 돌을 쌓아주고 제 갈 길을 떠났지만, 내게는 아직도 언니의 진한 발 냄새가 코언저리를 헤매고 있수다. 난 아직도 언니의 죽음이 실감나지 않아요. 굳이 18회에서 죽어야 했는지 이유도 잘 모르겠고. 언니가 축지법 쓰는 황철웅을 피해 ‘천사인 볼트’처럼 도망쳤을 때, 그 살인귀가 언니한테 이렇게 말한 거 기억나우? “어느 골에서 허망하게 죽지 말고 꼭 살아 있거라”라고. 그런데 이게 뭐요. 차라리 조선 제일의 살인귀한테 멋지게 죽을 것이지, 근본도 모르는 포졸에게 화살 맞고 30분간 피 흘리다 허망하게 죽어버렸잖아요. 누구보다 생명력이 질길 것 같던 언니가 “발가락 긁어달라”는 지저분한 유언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