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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WEEK] <히어애프터> 맷 데이먼 인터뷰

[히어애프터] 맷 데이먼, 희망을 만드는 남자(링크)

2010년 영화 세 편 개봉 때마다 만났던 맷 데이먼. 이분은 후광이 아니라 전광을 갖고 계시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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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극장을 전세냈다고 하는 게 낫겠다. 매달 맷 데이먼의 새로운 영화들이 개봉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만큼 몇 년 동안 부지런히 영화를 찍었고, 지금도 서너 편의 영화가 맞물리며 돌아가고 있다. 넷째 아이가 태어난 가정을 돌보며 분주히 살고 있지만 영화 홍보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뉴욕에서 만난 맷 데이먼은 인터뷰 내내 유머와 배려를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재능에 겸손한 태도까지 어우러졌으니, 할리우드 관계자들에게 일하기 좋은 배우로 찍힌 게 분명하다. 사람 만나느라 바쁜 그가 <히어애프터>에서는 유령들까지 챙겨야 하는 입장에 처했다.

- <히어애프터> 출연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가능하게 됐나?

원래는 스케줄상 이 영화를 할 수가 없었다. 다른 영화를 진행하고 있는데 클린트가 전화로 메시지를 남겼다. 다시 그에게 전화를 걸어서 ‘피터 모건이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님이 연출하는 영화가 있다고 전화했다면서요? 다른 영화 하면서 이 영화도 찍으라고요? 이렇게 힘든 결정을 하게 만들다니, 차라리 고문을 받는 게 낫겠어요’라고 했다.(웃음) 그런데 운좋게도 일이 되는 쪽으로 풀렸다. 클린트가 유연한 사람이라 가능했다.

-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이 간곡하게 부탁한 건가?

아주 끈질긴 로비 작전이 있었다.(웃음) 사실은 내가 기다려달라고 애걸한 게 맞다. 클린트는 가을 촬영을 원했는데 나는 9월부터 12월까지 다른 영화 촬영이 꽉 차 있었다. 시간을 전혀 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8월 아니면 이듬해 1월이나 촬영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클린트는 ‘안돼. 기차가 이미 역을 떠났어. 우리는 계속 가야 한다’고 해서 완전히 낙담했다. 어떻게든 찍을 방법을 생각해서 결국 1월에 촬영을 했다.

- <인빅터스> 이후 두 번째 만남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그는 50여 년간 감독을 해왔기 때문에 현장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모든 스태프들이 정말 최선을 다하는 게 느껴진다. 정말 즐거운 분위기다. 또한 그는 위대한 배우이기도 해서, 배우들을 위한 최선의 환경을 만들어준다. 그는 배우들을 전적으로 신뢰한다. 그와 영화를 찍는 배우는 그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준비한 다음에 현장에 와서 촬영을 한다. 정말 행복한 경험이다. 나는 이 영화를 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장인 감독과 일할 수 있는 기회가 흔한 건 아니잖나. 거기에 아름다운 시나리오와 멋진 캐릭터가 따라왔다.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 아름다운 시나리오라고?

정말 멋진 시나리오였다. 아름다운 데다 밀도가 높은 이야기였다. 연극을 한다면 희곡처럼 읽힐 수도 있을 것 같은 정도다. 시나리오가 모든 의문에 대답을 해줬다. 보통 나는 조사를 많이 하는 편인데, <히어애프터>는 시나리오 페이지마다 캐릭터에 대한 정보가 풍부해서 그럴 필요가 없었다.

- 영혼과 대화하는 점쟁이를 찾아간 적 있나?

없다.(웃음) 그러나 점에 대해서는 완전 오픈 마인드다. 누군가가 조지가 한 것처럼 죽은 사람과 나를 연결시켜준다고 하면 난 정말 관심을 가질 것 같다.

- 특별히 대화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내 나이가 되면 세상을 떠난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많아진다. 대화를 나누고 싶은 사람들의 목록을 만들었다.(웃음) 클린트는 그걸 더 확장해서 다른 시대 사람들도 만날 수 있다고 하더라.

- <히어애프터>의 주제는 뭐라고 생각하나?

이 영화의 아이디어는 매우 보편적이다. 전세계 사람들이 항상 생각하고 있을 의문들을 다룬다. ‘죽음’이라는 커다란 이야기를 하기 위해 여러 나라들을 거쳐 촬영하는 게 멋지다고 생각했다. 중요한 건 홀로 여기 앉아 허무한 허무주의자가 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지구에 함께 존재하는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게 중요하다. 이 영화는 궁극적으로 인생을 긍정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 새 영화 <히어애프터>는 사후세계에 관한 영화이다. 사후세계를 믿나?

<히어애프터>안에는 사람들이 믿고 싶어하는 한 가지가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죽음 후에 무언가가 존재한다는 희망이다. 우리 모두 죽은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 궁금해한다. 그 호기심에는 예외가 없다.

- 감독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지?

정말 하고 싶다. 좋은 작품이나 소재가 있나 항상 찾아보고 있다. 훌륭한 감독들로부터 많은 걸 배우고 있다.

-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은가?

내 꿈은 클린트처럼 되는 것이다. 그의 경력의 멋진 점은 항상 다른 영화를 만드다는 것이다. 그는 항상 좋은 이야기들을 골라낸다. 그런 정신을 본받아서 나도 모든 가능성에 스스로를 열어놓고 있다.

- 출연을 제의받고 싶은 감독이 있다면?

수많은 감독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나 매번 영화를 볼 때마다 깜짝 놀라는 크리스토퍼 놀란과 같이 작업하길 희망한다.

- 최근 벤 애플렉의 성공적인 감독 경력은 어떻게 생각하나?

벤의 경우는 정말 놀랍다. 언론에서 가십으로 몰매를 맞으며 몇 년 동안을 참아왔다는 걸 생각하면 더 놀랍다. <굿 윌 헌팅>으로 경력을 시작해서, 이제는 <가라 아이야 가라> <타운>으로 평론가들과 영화 관계자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영특한 사람인지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의 재능은 할리우드의 디지털 효과나 3D로 대체할 수 없는 것이다.

- 벤과 다시 영화를 같이 할 계획은 없나?

우리도 정말 그러고 싶은데 상황이 여의치 않다. 언젠가는 가능하리라 본다.

- 스티븐 소더버그와 촬영한 좀비 영화 <컨테이전 Contagion>은 어떻게 되고 있나?

작년 가을에 시카고에서 촬영을 끝냈는데 좀비 영화는 아니다.(웃음) 일종의 묵시록 영화에 가깝다. 지구에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퍼지는 설정인데, 미국이 아니라 여러 나라의 상황들이 등장한다. 그래서 배우들이 많이 나온다. 나 말고도 기네스 팰트로, 주드 로, 마리옹 코틸라르 등 여러 배우들이 함께 하는 영화다.

- 40대로 새로운 10년을 시작하고 있다. 40대에 특별한 게 있다면?

공포를 느끼진 않는다. 오늘 날에는 60대가 새로운 40대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따지면 지금 나는 20대인 셈이다. 그러면 기분이 좀 나아진다.(웃음)

- 나이 먹는 게 두렵지 않다?

꼭 그런 건 아니지만 내가 뭘 미리 할 수 있겠나? 그전보다는 60대에 가까워지고 있다. 하지만 기분은 좋다. 인생이 바른 궤도에 놓여 있는 것 같아 행복하다.

- 네 아이들의 아버지가 되면서 할 일이 많겠다.

완전 많다.(웃음) 멋진 일이다. 이보다 행복할 수 없을 정도다.

- 여자들에게만 둘러싸여 있으니 어떤가?

정말 좋다.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거랑은 완전히 다르다. 정말 다른 에너지가 존재한다. 아들이 있다면 가지지 못했을,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는 걸 느낀다.

글_홍수경 뉴욕 칼럼니스트
janis.h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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