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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라 서울_뜨는 여행지


모로코 Morocco

모로코는 이웃한 알제리, 튀니지보다 여행자가 마음놓고 다닐 수 있기 때문에 북아프리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시절부터 이미 유럽인들에게 이국적인 행선지로 자리매김 한 곳이지만 저가항공이 많아지면서 유럽 대도시들에서 모로코까지 날아오는 게 이웃나라 가는 것만큼 쉬워진 덕분이다. 마라케시와 페즈에서는 오래된 모스크와 시장거리 수크를 탐험할 수 있다. 미로 같은 골목, 향신료 냄새, 온갖 공예품들, 전통 의상들이 끊임업이 소비욕구를 자극할지도 모른다. 가장 전형적인 모로코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마라케시와 페즈가 전부는 아니니 발길을 서둘러야 한다. 남쪽으로 내려가면 사하라 사막의 왼쪽 귀퉁이를 만나게 된다.  사막으로 낙타나 4륜 구동을 타고 나가는 트레킹을 하려면 에르그 쉐비(Erg Chebbi)로 가면 편하다. 23일 트레킹을 하며 베르베르족의 천막에서 잠을 자고 모래 언덕과 오아시스를 돌아다닐 수 있다. 그리고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 촬영지이기도 했던 아이트 벤 하두(Ait Ben Haddou)의 요새 마을과 바위 사막을 둘러본 뒤에 대서양 해변을 찾아가서 여행을 마무리 하면 좋다. 영화로 이름이 알려진 카사블랑카는 지금은 너무 발달한 도시여서 거대한 모스크를 제외하면 그리 볼 거리는 없다. 그보다는 카사블랑카 남쪽의 에사우이라에서 바닷물에 발을 담그자. 번잡하지 않은 이 해변 도시는 그야말로 휴식이 어울리는 곳이다. 이렇게 2주 정도 모로코를 여행하고 나면 하루에 다섯 번, 모스크에서 확성기를 통해 울려나오는 기도 소리가 그리워진다.

다만 한 가지, 어딜 가든 마주치는 호객 행위 때문에 피곤하다고 느낄 수도 있으니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이봐 친구, 와서 차나 한잔 들고 가지.”라는 말을 듣고 순진하게 들어갔다가, 나올 때는 엉뚱한 물건을 사들고 나와야 할지도 모르니 주의. 남자 동행이 없는 여자 여행객은 모로코 남자들의 상당한 관심이 대상이다. 하지만 말로 수작을 걸더라도 거의 손을 대거나 하진 않으니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 아니면 모로코 여자들처럼 스카프로 머리를 감싼 뒤 선글래스를 쓰고 다니면 된다. 북부 해안 지역에서는 스페인어, 남쪽으로 내려가면 프랑스어가 영어보다 많이 쓰인다.

어떤 취향 이슬람 문화, 미로 같은 구시가지의 골목들, 이국적인 공예품, 쿠스쿠스를 좋아하는 사람, 또는 모래 사막을 경험해보고 싶은 바람의 후손들

여행 시기 2월 중순부터 6월까지, 9월부터 11월까지. 뜨거운 여름은 피한다. 겨울에도 낮에는 춥지 않지만 밤이면 기온이 우리나라의 늦가을처럼 떨어진다. 고산 지대와 사막에서는 겨울 밤이면 독감에 걸릴 만큼 춥다.

여행 기간 2~3

항공권 비용 에어프랑스 이용 카사블랑카 110만원대

 

남부 아프리카 Southern Africa

사실 아프리카는 거대한 대륙이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풍경은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전형적인 아프리카의 이미지는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서  보았거나 자연 다큐멘터리에서 본야생동물의 천국아프리카가 아닐까. 우리나라에서는 남아공 항공이 취항한 이후로 아프리카로 가는 길이 한결 쉬워졌다. 아프리카는 여행하기 어렵고 비싸다고 생각하지만 여행하기에 따라서 1달 동안 300만원의 예산으로도 충분히 여행 가능하니 유럽 여행 하는 것과 큰 차이 없다. 물론 혼자서 대중교통 수단을 타고 다니는 것은 불가능하고, 개별 가이드를 붙이지 않으려면 버스나 사파리 차량으로 이동하는 투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한국 여행사에서 아예 전체 여행을 준비해 가거나,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이나 요하네스버스의 여행 에이전시를 찾아가면 된다. 현지 여행사를 이용하는 것이 비용 절약에 좋다. 다만, 다국적 투어에 참여할 만큼의 영어 실력은 필수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출발해 나미비아, 보츠나와, 짐바브웨까지 올라가면서 국립공원들을 지나며 사파리를 즐길 수 있다. 오카방고 델타와 빅토리아 폭포의 방대한 생태계를 즐기는 것이 남아프리카 여행의 하이라이트. 다시 케이프타운으로 돌아와서 지중해 같은 기후, 우리나라의 절반도 안 되는 물가를 갖춘아프리카의 유럽 도시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아프리카니까 말라리아 예방 접종 등 만반의 준비는 해야 한다. 약간의 탐험가 기질도 필요하다. 캠핑을 하는 것을 즐길 수 없다면 세계 최고 수준의 호화로운 사파리 리조트에 묵을 수도 있다. 남부 아프리카는 아니지만 케냐 나이로비까지 가는 남아공항공의 항공편도 있어서 케냐로 들어가서 탄자니아까지 여행하는 여정도 아프리카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위험하다고 생각하지만 남부와 동부 아프리카를 한 달 동안 혼자 여행했다는 여자 여행자도 꽤 있다. 물론 여행자의 기본 룰은 있다. 밤에 혼자 돌아다니지 않는다, 인적 드문 곳에 혼자 가지 않는다, 낯선 사람이 주는 음식을 받아먹지 않는다. 하지만 이는 세계 어디를 여행하더라도 공통으로 지켜야 하는 룰이다.

어떤 취향 자연 다큐멘터리의 광팬, 초원에서 캠핑을 하며 야생동물을 관찰하는 사파리를 경험하고 싶은 탐험가들

여행 시기 봄에 해당하는 8~9. 낮에는 따뜻하고 밤에는 기분 좋게 시원한 기후이며, 비가 적게 내려서 사파리하기 좋다.

여행 기간 2~한 달

항공권 비용 남아공 항공 이용 케이프타운 80만원대


크로아티아 Croatia

 

크로아티아가 지금 뜨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내전 이후 유고슬라비아가 세르비아, 보스니아-헤르체코비아와 크로아티아로 분리 독립한 이후 안정이 된 것이 지난 몇년 사이 일이다. 둘째, 크로아티아는 이탈리아를 마주보며 아드리아해를 끼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기후 이탈리아와 비슷한 점이 많아서 휴양지로 제격이다. 그런데 물가는 이탈리아보다 싸다. 셋째, 저가항공으로 중부 유럽에서 크로아티아 오기가 매우 편해졌다. 예전에는 좀 비싼 항공편을 이용하거나,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서 기차나 차로 12일 걸리는 로드트립을 했다. 그런데 이제는 유럽 내에서 크로아티아까지 저렴한 비행기를 이용할 수 있는데, 특히 저먼윙스 등의 저가항공사를 이용하면 독일 주요 도시에서 크로아티아까지 100유로 이하의 항공편이 있다. 조금 더 비용을 들일 수 있다면 한국 여행사를 통해서 크로아티아 항공을 이용하는 항공 연결편을 120만원대에 구할 수 있다.

수도인 자그레브는 크로아티아의 동부 내륙에 위치하고 있으며 동유럽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도시다. 여기도 좋지만 크로아티아에서 추천하고 싶은 지역은달마티안 코스트라 불리는 아드리아해 지역. 북쪽에서부터 자다르(Zadar), 스플릿(Split)을 거쳐 두브로브니크(Dubrovnik)까지. 이 도시들에는 코발트빛 바다와 맑은 태양, 고대 로마 제국이 남긴 대리석 건축물들이 있다. 이중에서 최고의 인기는 두브로브니크. 유고 내전 당시에 이곳이 폭격을 당하자 유럽의 문화예술인들이 발벗고 나서서 두브로브니크의 아름다운 구시가지를 지키기 위한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짙은 주황색 기와 지붕을 이고 있는 아이보리색 대리석 건축물들, 보도블럭도 대리석이다. 구시가지를 둘러싼 성벽을 걸으며 내려다보는 풍경이 최고. 비가 그친 뒤, 밤에 되어 가로등이 켜지고 물기 남은 대리석 표면에 빛이 반사되는 모습도 정말 아름답다. 해안 다음으로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며 에메랄드빛 호수들이 독특한 플리체비치(Plitvice) 국립공원이 꼭 가봐야할 곳이다.

어떤 취향 유럽 역사에 관심 많은, 특히 고대 로마 유적의 팬, 따뜻하고 평화로운 지중해성 기후와 신선하고 저렴한 생선 요리를 즐기고 싶은 사람

여행 시기 6, 8월 중순부터 9월까지. 여름 휴가철에는 햇볕이 뜨겁고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이 시기를 피하는 게 좋다. 하지만 비수기에는 레스토랑들이나 상점들이 문을 닫아버리기 때문에 여전히 날씨는 여름 같지만 약간 한가해지는 시기를 이용하는 게 좋다.

여행 기간 2

항공권 비용 프랑크푸르트 80만원대, 저먼윙스 이용 자그레브, 스플릿 15~20만원 

 

북유럽 Northern Europe

북유럽은 가기 불편한데다 매우 비싸기 때문에 이제까지 인기 있는 여행지는 아니었다. 하지만 중서부 유럽은 여행 좀 다녀본 사람에겐 지겹지 않은가. 좀더 멀리 있는 북유럽, 동유럽 등지로 발을 넓히는 게 지금 유럽 여행의 추세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북유럽으로 향하는 최초의 직항편이 올해 6월 취항해서 가기가 편해졌을 뿐만 아니라 항공 비용도 줄었다. 바로 핀에어의 핀란드 헬싱키 직항편. 물론 북유럽 현지의 여행 비용은 여전히 비싸다. 아마 사람 사는 땅 중에서 가장 여행하기 비싼 곳일 거다. 그럼에도 이곳을 찾는 이유는 피오르드 해안을 비롯한 빙하 지형, 그리고 그림처럼 지어진 스칸디나비아 특유의 집들이 자아내는 한가로운 풍경 때문이다. 노르웨이 오슬로나 스웨덴 스톡홀름, 핀란드 헬싱키 등 스칸디나비아의 수도들에서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궁전, 성당 등 훌륭한 건축물들을 찾아볼 수 있다. 스칸디나비아 특유의 목조 교회들, 중세의 번창했던 시절에 남겨진 궁전 등이 남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 하지만 진정한 북유럽의 매력은 얼음이 빚어낸 자연 풍경에 있다. 노르웨이 베르겐에서는 페리를 타고 피요르드를 즐기고 빙하 지형으로 트레킹을 떠난다. 말로만 들어본 피요르드가 어떤 것인지 잘 상상이 안된다면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반지 원정대가 지나갔던 깎아지른 절벽으로 둘러싸인 깊은 계곡을 떠올리면 감이 잡힐 거다. 그 영화의 촬영은 뉴질랜드의 피요르드국립공원에서 했지만, 톨킨이 이 이야기를 쓸 때 소재로 삼은 것이 북유럽의 자연과 신화들이었으니까. 말로도 설명 안되고 사진에 담기 어려운 절대적인 웅장함이 피요르드에 있다. 핀란드 헬싱키에 도착했다면 로바니에미 산타마을에 들르고, 끝없이 펼쳐진 침엽수림에서 삼림욕을 즐긴다. 핀란드 특유의 사우나도 빼놓을 수 없다. , 북유럽의 절대적인 매력 포인트 중 하나인 오로라만은 해가 뜨지 않는 낮과 살을 에는 추위를 견뎌야 하는 겨울에 가야 볼 수 있다.

어떤 취향 더운 여름이나 사람 많은 곳이 질색인 사람, 거대하고 웅장한 산과 절벽, 계곡을 사랑하는 기질의 소유자 

여행 시기 6월 말~8월 초가 가장 날씨 좋은 성수기. 최고 기온이 20도 이하이며 해가 지지 않는 여름이 계속된다.

여행 기간 2~3

항공권 비용 핀에어 이용 헬싱키, 오슬로 70~80만원대

 


뉴 칼레도니아
New Caledonia

전형적인 열대 파라다이스의 풍경을 보고 싶은가? 아직 우리나라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뉴 칼레도니아가 있다. 도대체 이게 어디 붙어 있는 나라인지 모르는 사람이 더 많지만, 최근 뉴 칼레도니아 국영 항공인 에어 칼린이 우리나라에 취항하고 관광청이 서울에도 문을 열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호주 동쪽, 뉴질랜드 북서쪽에 자리한 섬나라 뉴 칼레도니아는 유럽, 호주 여행객들과 아시아인 중에서는 일본인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 프랑스령이어서 프랑스 여행객들이 많으며 프랑스어가 공식언어로 쓰인다. 산호초로 둘러싸인 에메랄드빛 바다와 해양 스포츠를 즐기기 좋은 곳이다. 물론 해양스포츠를 할 수 있는 여행지는 많다. 하지만, 비용이 저렴하고 사람으로 지나치게 붐비지 않으면서도 지나치게 오지가 아닌 곳, 기본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곳을 찾는다면 이곳이 정답이다. 수도인 누메아는 프랑스 지중해 해안의 작은 도시를 옮겨놓은 듯한 풍경. 물론 여기에 원주민들의 공예품 같은 남태평양스러운 양념이 가미되어 있다. 시내에서 바로 닿을 수 있는 안세바타 비치에서 언제라도 일광욕을 즐기는 것은 누메아 사람들의 특권이다. 누메아 북쪽에는 원시림이 있어서 카누를 타고 숲을 탐험하면서 이곳의 독특한 동식물을 구경할 수 있다. 동쪽의 일데팡은 산호바다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섬인데, 특이하게도 열대 야자나무가 아니라 소나무가 자라는 풍경이 멋지다.

어떤 취향 따뜻하고 평화로운 열대 바다에서 디톡스를 하고 싶은 사람

여행 시기 언제나 20도 이상의 따뜻한 기후라서 1년 중 어느 때라도 상관없지만 우기인 1~3월은 피하면 좋다.

여행 기간 1

항공권 비용 에어칼린 이용 70만원대

 


<엘라서울> 2008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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